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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일본의 학습지도요령해설서 독도기술과 일본 내 반응
작성일 2010.06.03 조회수 6635

김관원(동북아역사재단)

 

 

 
 

 

2008년에도 한일 간에 또 한 번의 태풍이 몰아쳤다. 일본의 중학교 사회과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의 ‘독도기술’ 문제이다. 문부과학성은 당초 ‘우리나라 고유의 영토인 다케시마(竹島)’라고 기술한다는 방침이었으나, 한국의 반발도 있고, 일본정부 내에서도 한일관계에 배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됐기 때문에, 관계 부처가 협의를 하여 ‘한국과 논쟁이 있는 일본의 섬’이라고 기술했다. 일본에 있어서는 독도 문제를 해방 직후로 돌려놓기 위해 이전부터 벼르고 있었던 문제였을지 모르나, 우리에게 있어서는 역사를 왜곡하는 일본의 행태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사실 ‘이번’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여 미래지향적인 한일 신시대를 표명한지 얼마 되지 않아 ‘다음’으로 미루지 않나 하는 일부의 전망도 있었다. 게다가 일본의 수상이 포괄적인 아시아 외교정책에서 ‘함께 나아가자’는 자세를 선명히 하고 있는 등 여러 상황 상 어느 정도 그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그러나 그러한 기대 섞인 전망들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여기에는 일본의 일부 국회의원을 포함한 보수우익이 ‘오키나와전’에서의 ‘군의 관여’를 부정하는 의견을 검정의견에 반영할 수 없게 되자, 이를 만회할 의미로서도 ‘독도’를 해설서에 ‘지금’ 집어넣으려 압력을 가했음이 틀림없다. 이것은 일본사회가 그간 얼마나 우경화되었는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문부과학성은 자민당 등의 보수우익으로부터 교과서에서의 독도 관련 언급이 불충분하다는 강한 비판을 받아 왔다. 최근에는 교과서 검정을 통해 독도를 ‘일본 고유의 영토’로 명시하도록 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았다. 국회에서 장관이 “학습지도요령에 정확히 써야 한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그러나 애초에 새로운 학습지도요령안의 발표 시기를 금년 2월로 잡았던 것은 결국 실현되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식 및 방일이 있기 전이었고,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가 높았기 때문이었다. 대신 반발하는 국회의원 등에게는 “다케시마에 대해서는 해설서 등에서 그 취지를 명확히 기술하겠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번 해설서의 기술은 문부과학성에게는 이미 정해 놓은 노선이었으며 자민당 등 보수우익의 불만에 답하기 위한 것이었다.
지금까지는 학습지도요령이나 해설서에 러시아와 영유권 문제가 걸려있는 북방 4개 섬에 관한 기술은 있었으나, 한국,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독도와 센카쿠제도에 대한 기술은 없었다. 독도에 관한 기술이 없었던 것은 한일 양국관계를 배려해 보류해 왔다는 것이 일본의 주장이다. 일본이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센카쿠제도에 대해서는 이번에도 영토문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하여 기술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미 일본은 2001년경부터 독도 관련 교육을 강화하고 있었으며, 현재 일본 중학생의 75% 정도는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기술된 교과서로 공부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홍성근, 「【자료】일본 교과서의 독도 기술 실태와 그 영향」, 󰡔동북아역사문제󰡕 2008년 7월호. 참조)

일본의 일부 매체가 해설서에 독도 관련 기술을 추가할 움직임이 있다고 보도한 다음 날인 2008년 5월 19일, 이명박 대통령은 유명환 외통부 장관에게 “진상을 확인하여 사실이면 엄중히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또 공식 발표 후인 7월 18일에는 “단호하게 대응하되 그때그때의 단발적인 강경대응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장기적인 대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외교통상부 등은 세계 각국의 독도에 관한 표기를 조사하고, 독도로 표기하도록 요구했으며, 실효지배를 강화하는 정책안도 내놓았다.
이상과 같은 한국의 대응은 시시각각 일본의 언론에 보도됐다. 한국의 이런 대응에 대해 일본 언론은 일반적으로 한국 정권은 ‘지지율이 낮아질 때 지지율 상승을 위해 독도문제 등 역사문제를 이용한다.’는 논조로 보도했다. 즉 이번에도 당선 직후 “(역사문제에서 일본에) 사죄 및 반성이라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고 하며 4월의 한일정상회담에서도 ‘미래지향’을 표명했던 이명박 대통령이 급변하여 엄격한 자세를 보이며 일본의 움직임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배경에는 미국산 소고기 문제의 처리와 관련하여 취임 초기부터 정권기반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과거 군사정부에서는 그런 경향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민주정권이 들어서고는 ‘개별 사안 관련 일본의 적극적인 움직임’에 대해 한국정부는 수동적으로 대처를 해왔다. 한국에 있어서는 역사문제 특히 독도문제에 관한 일본의 여러 가지 도발에 대해, 지지율에 관계없이 강력히 대처한다는 사실을 아는지 아니면 알고도 모른 척 하는지 일본 언론의 보도 태도는 심각하다. 일본국민의 대부분은 그대로 받아들여 한국을 비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 김대중, 노무현 양 정권시대 국민의 정치적 균열은 깊어지고 경제적인 격차도 벌어져, ‘경제를 알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기대를 걸었으나, 성장률은 공약한 7%에는 멀어지고 시장중시가 강해지고 경쟁도 격렬해지고 있기 때문에 기회를 잘 잡지 못한 사람들의 울분에 의한 것이라고 폄훼하고 있다.
다음으로 일본의 신문은 독도에 관해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지 보기로 하자. 우익성향으로 알려져 있는 산케이신문은 ① 타국이 점령한 흔적은 없고 17세기까지 일본의 영유권이 확립되었다고 여기며, 1905년 시마네현에 편입됐다. ② 이승만 대통령은 1952년 연안수역의 주권을 표방하는 ‘이승만 라인’을 국제법에 반하여 일방적으로 설정하여 영유권을 주장하여 불법점거하고 있다. ③ 시마네(島根)현은 편입 100년인 2005년 ‘다케시마의 날’ 조례를 제정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보수 성향으로 알려져 있는 요미우리신문도 독도에 관한 설명으로는 산케이신문과 별로 다르지 않다.
다만 아사히신문은 한국이 독도를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으며 그 배경에는 식민지의 역사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한국이 독도문제에서 반발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도 1905년 일본이 한국을 식민지화하는 과정에서 침탈했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및 칼럼니스트인 와카미야 요시부미(若宮啓文)씨는 ‘아사히신문(7.21)’에 다음과 같은 요지의 글을 실었다. 와카미야 씨의 의도대로 진행된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가해자’였던 적이 많은 국민의 맹목적인 주장은 주위에 두려움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요지는 다음과 같다.

일본에서 중학교 학습지도요령의 ‘해설서’에 처음으로 독도를 기술하여 중학교에서 독도를 가르치도록 했다. 게다가 정부는 고뇌한 끝에 독도를 가르칠 때, 한일 간 ‘주장의 차이’를 언급할 것을 요구했다. 자신의 입장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주장도 들어보자는 것이다. 3년 전에는 독도에 대해 한일이 ‘대립하고 있다’고 쓴 중학교 교과서가 문부과학성의 검정에 의해 ‘한국이 불법점거하고 있다’라고 바뀌었다. 180도라고도 할 수 있는 이번의 전환을 한국도 비방만 한다면 아쉬움이 남는다.
이 의미는 의외로 큰지 모른다. 교과서 및 수업에서 한국의 주장을 알게 된다면 어린이에게 적어도 과거의 식민지 지배 및 지배받은 측의 마음을 전하지 않을 수는 없다. 하여튼, 현대사를 배우지 않고 자라나는 일본의 어린이에게는 독도가 ‘과거’를 공부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된다면 좋은 일이다. 일본에는 좋은 교사도 적지 않으며 가르치는 방법에 따라서는 가능성도 넓어질 것이다.

또 기미지마 가즈히코(君島和彦) 도쿄학예대학 교수는 아사히신문(7.24)에 다음과 같은 글을 기고했다. 일본의 태도를 꼬집은 것이며 또 한국에 대해서도 독도의 영유권을 일방적으로 주장할 것이 아니라 일본과 협의하여 해결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데 요지는 다음과 같다.

해설서에 의하면 사실상 ‘독도는 일본의 고유영토’라고 가르치게 된다. 이것이 독도를 실효지배하고 있는 한국으로부터 강력한 반발을 받을 것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한일관계의 악화에 대해 도카이(渡海) 문부과학성 장관도 마치무라(町村) 관방장관도 외교관계에서는 한국정부에게 ‘어른스러운 관계’를 요구해 나갈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어른스러운 관계’는 해설서를 공표하기 전에 대처해야 할 일이지 공표한 후에는 일본 측의 주장을 인정하라는 일방적인 강요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이래서는 ‘미래지향의 관계’는 구축할 수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한중일 공통의 역사교과서 작성을 검토하라 지시, 한국정부는 한일역사공동연구위원회에서도 ‘독도’ 문제를 다루자고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영토문제는 그와 같이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연구자가 ‘독도’를 한일 어느 쪽의 영토라고 결론을 내린다고 하여, 양국 정부가 그 결론을 받아들일까?
이번 조치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정치적ㆍ외교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교육의 장에 떠맡긴 일이다. 해설서대로 쌍방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는 사실, ‘주장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수업에서 정말로 가르치는 것이 좋단 말인가? 마치무라 관방장관이 기자단의 질문에 대답한 것처럼, 학교에서는 일본고유의 영토라고 가르치게 될 것이며 교과서 검정에서도 그와 같이 쓰도록 할 것이다. 그렇다면 해설서의 표현에서 한국에 배려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방편에 지나지 않는다.
해설서는 문부과학성 고시도 아니며 법적 구속력도 없다. 개정은 정부의 결단으로 가능하다. 한국과의 셔틀외교, 6자회담에서의 협력관계, 게다가 ‘미래지향의 관계’ 및 ‘어른스러운 관계’를 중시한다면 우선은 해설서를 개정하여 이전과 같이 ‘독도’에 대해 기술이 없는 단계로 되돌린 후 대화를 요구해야 된다고 본다. 그것이 일본정부가 할 수 있는 ‘어른스러운 관계’, ‘냉정한 대응’이다.
일본정부가 기술을 철회한다면 한국정부도 대화의 장에 들어와야 한다. 한국정부의 입장에서는 원래 우리 영토이므로 다시 협의할 필요는 없다고 하겠지만, 사실상 한일 양국은 영유권을 다투고 있다. 그렇다면 해설서를 개정한 일본정부의 성의를 받아들여 쌍방이 대화하여 정치적인 영토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번 해설서 독도기술은 일본의 장기적인 계획에 의해 이루어진 결과이다. 현재 14개의 교과서 회사 중 4개뿐인 독도 기술이 증가할 것이다. 해설서는 10년에 한 번 정도로 지도요령 개정에 맞춰 문부과학성이 편집하여 초중고교의 교과서별로 작성한다. 교과서 검정의 기준에 있어서 지도요령과 달리 법적구속력은 없으나, 그 내용을 보충하는 것으로 지도요령과 같이 출판사의 교과서 작성 및 교사가 수업을 진행할 때 지침이 된다. 「신학습지도요령」은 중학교의 경우 2012년부터 전면 시행된다.
학교에서 한국의 주장을 어느 정도 가르칠지는 모르나, 최소한 일본 외무성 홈페이지에 있는 ‘다케시마 문제를 이해하기 위한 열 가지 포인트’의 내용은 가르치리라고 본다. 즉 1905년 메이지(明治)정부가 각의 결정에 의해 시마네현에 편입하여 어로지역으로서 실효지배하고 있었던 독도에 대해, 전후 샌프란시스코강화조약이 발효되기 직전에 이승만 대통령이 국제법을 무시하고 공해상에 ‘이승만 라인’이라는 경계선을 선언하여 독도를 포함시켰으며, 54년 6월에는 독도의 무력점거를 결정하고 경비병을 배치하여 실효지배가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한국에 의한 다케시마의 점거는 국제법상 아무런 근거가 없는 불법점거이며, 한국 측이 어떤 조치를 취할 때마다 엄중한 항의를 하고 철회를 요구해 왔다. 영유권에 대해서도 국제사법재판소에 부탁할 것을 제안했으나 한국이 거부한 상태라고 할 것이다.
외무성은 얼마 전 ‘다케시마는 역사적·법적으로도 일본고유의 영토’라고 일본의 입장을 게재하고 경위 등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 외무성 홈페이지의 코너에 엑세스하는 건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요미우리신문 8월 19일 조간). 또한 일본어판의 7월 열람 수는 전 월의 24배로 급증하여 87만 건으로 증가했으며 영어판도 9배인 4만 건이 열람됐다고 하였다. 일영한의 3개 국어로 일본의 주장을 소개한 자료의 다운로드수도 한국판이 17배로 24,000건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8월에 들어와서도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가 되는 것은 현재 일본국민의 70% 정도가 맹목적으로 독도를 일본영토라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는 거의 그 존재조차 알지 못했으나 2001년 이후 일부 교과서에 ‘독도’가 실리고 2005년 ‘다케시마의 날’이 제정된 것을 계기로 현재와 같은 현상에까지 이르렀다.
해설서 독도기술은 우리에게 새로운 대응 방법을 요구하고 있다. 일본은 물리적인 마찰을 방지하기 위해 해설서에 기술한대로 한국의 주장도 교육하도록 해야 한다. 최근까지 일본은 전전 세대의 존재 및 ‘양심적인’ 운동가의 활동에 따라 독도문제에 대해서는 자신들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표출하지 않았으나, 전전 세대가 점점 사라지고 또 전후 세대의 정체성 혼란 등으로 인해 어떤 마찰이 일어날지 점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일본사회가 보수우익으로 치닫고 있는 지금, 일본 정계의 원로가 텔레비전에서 “어업에 관해서는 결론을 봤다. 그러나 한국어선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 어업협정은 결국 분쟁이 있다는 의미이다”라는 발언을 서슴없이 했다. 어업협정상 독도의 위치에 관한 한국정부의 주장과는 배치되는 견해이다. 현재 일본은 이제 ‘독도논쟁’은 한국과 어느 정도 동등한 선에서 새롭게 출발하게 됐다고 만족해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일본정부는 1%의 가능성만으로도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냉정히’ 주장하리라고 본다.
우리에게 남아 있는 과제는 장기적·종합적이고 체계적·심층적으로 독도 연구를 하는 것이다. 일본정부의 주장은 논리적으로 약하고 일본 내에서도 견해의 차이를 보이는 등 모순을 내포하고 있다. 이번 해설서 ‘독도기술’ 파동을 겪으면서 우리의 논리를 국내는 물론 일본 및 세계에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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